'내 아내의 모든 것' 이라는 영화를 봤다.
요즘 영화를 안본 지 좀 오래되었다. 오랜만에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딱 맞는 코미디였다.
항상 나는 모든 영화를 볼 때 주인공에 나를 대입시켜보는 편인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임수정이 왠지 나랑 닮아보였다.
중얼중얼 끊임없이 속에 있는 말들을 미주알고주알 꺼내는 걸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매일매일 삐약삐약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.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. '사람이 사는 곳엔 소리가 있어요. 에너지라고도 하죠. 침묵이 자리를 차지하게 만들지 말아요.'
한 동안 조용히 사는 게 좋았던 적이 있었다. 주위 사람들은 내가 우울해진다고 걱정했다. 침묵이 자리를 차지하게 만드는 순간 내 주변은 점점 나의 공간을 빼앗아 가는 것 같다.
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 조용히 또, 멍하니 있기를 즐긴다.
하루종일 과부하가 걸린 머리에게도 그만 넋놓고 좀 쉬라고 해준다. 이런 밤이 나는 가끔씩 필요하다.
생각을 정리하고 꺼내고 적어보고... 머리도 가끔 쉬고싶다.